2024-03-28 19:00 (목)
효과적인 금연정책 위한 국제 심포지엄 열려
상태바
효과적인 금연정책 위한 국제 심포지엄 열려
  • 임도경 기자
  • 승인 2017.03.03 17: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303-b.jpg
일부 대선 후보가 2015년의 담뱃값 인상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담뱃값이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주최로 지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 2소회의실에서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발제한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국립암센터 교수)은 “2015년에 1갑당 2000원 인상됐음에도 한국의 담뱃값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중 31위”라고 발표했다.

서 회장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 대비 담배값 순위도 OECD 34개국 중 32위이며,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담뱃값이 OECD 국가 평균 수준인 7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이 원가, 유통마진을 높이면서 담배회사에게 큰 수익을 만들어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 회장은 “2013년 5721억원 수준이었던 KT&G의 순이익이 2015년 1조 322억원으로 급증했다”며 “지난해 말 KT&G는 직원 1인당 1500만-3000만원의 연말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담뱃값을 인상했음에도 흡연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반론을 펴냈다. 지난해, 국내 담배 반출량(전년도 11월-당해연도 11월 기준, 37.2억갑)과 판매량(당해연도 1-12월 기준, 36.6억갑)이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에 비해 각각 8.4억갑, 7억갑 감소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담뱃값 인상으로 추가 확보된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금연정책, 건강증진에 국한해 사용할 것”을 주문했으며 대한금연학회 조성일 회장(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담뱃값 인상 정책의 효과 논란에 대해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2015년 담뱃값 인상 후 뚜렷하게 감소한 담배 반출량이 다시 늘어났지만 저소득층, 청소년에서는 지속인 감소 상태를 유지해 만족까진 아니어도 효과는 분명 있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남성 흡연률 감소가 예상보다 약간 미진했던 것은 금연구역 확대, 금연서비스 강화 등 비가격 정책의 효과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담뱃값 인상 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흡연률 변화를 세부적으로 관찰해야한다고 했다.

성인 흡연률이 96년 29%에서 2015년 16.9%로, 15세 어린이 흡연률이 24%에서 8%로 감소한 영국은 유럽의 대표적인 금연정책 성공 국가이다. 이에 따라, 심포지엄에는 영국 보건국 마크 도크렐 담배관리국장과 일본 최대 법률사무소 ‘니시무라 앤 아사히’의 노부히코 하라다 변호사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도크렐 국장은 “영국의 건강보험인 NHS(국민보건서비스)와 지방 정부가 제공하는 금연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연율이 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방 정부의 금연 지원을 통해 지금까지 100만명이 담배를 끊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지방 금연 지원서비스가 다양한 금연 방법의 4주 뒤 성공률을 분석한 결과 허가된 금연약과 전자담배를 연속 사용하는 금연법이 1위(67%)였다.

도크렐 국장은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금연법이 전자담배이며 전자담배는 담배보다 독소, 발암물질의 양이 훨씬 적은데도 전자담배가 담배 이상으로 해롭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영국에서도 비흡연자, 18세 미만 어린이의 전자담배 사용은 금지돼 있고 니코틴 농도, 리필용기의 크기도 엄격히 제한했다. 또한, 시판 전 독소 검사도 의무화돼 있다.

일본 하라다 변호사는 이날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규제하고 간접흡연을 방지하는 정책을 고려 중이며, 지난 2016년 10월 발표한 시안엔 공공시설 안에서의 흡연 금지, 흡연자에게 과태료 부과 등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담뱃값 인상이 정부의 세수 확보와 함께 담배업계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대대적인 홍보와 (금연상담사 등) 인력확보를 통해 금연희망자가 적극적으로 국가 금연 프로그램에 들어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