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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인종·성차별…유나이티드 항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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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인종·성차별…유나이티드 항공 논란
  • 임도경 기자
  • 승인 2017.04.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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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승객을 무차별로 끌어낸 유나이티드 항공이 비난받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도 이 항공사가 인종, 성차별 등으로 물의를 빚은 사실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 오스카 무노즈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과 첨부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유나이티드 3411편은 승객들이 꽉 차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유나이티드 승무원 몇 명이 수속 직원에게 목적지인 켄터키 주 루이빌로 가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비행기에 타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나이티드항공측은 자발적으로 비행기에서 내릴 승객들을 구했으나 자원자를 구할 수 없었고, 무작위로 승객들을 선택해 강제로 내리게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승무원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미 티켓을 사서 정당하게 탑승한 손님을 내리게 한 셈이다.

이는 오버부킹(초과예약) 때문에 승객들을 내리게 했다는 애초의 주장과는 어긋나는 내용이다. 

미국 항공법에는 '탑승 거부' 규정이 있으나 승객이 아닌 승무원을 태우려고 이미 탑승한 승객을 내리게 한 것은 규정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항공사측이 승무원들을 육로나 다른 항공편을 이용해 루이빌로 이송할 수 있었다는 점도 비난받는 부분이다. 그러나 무노즈 CEO는 서한을 통해 직원들에게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단연코 여러분 모두를 지지하고 비행기가 제대로 운항하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고 밝혀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다.

첨부된 내부 보고서에서는 "승객이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점점 목소리를 높였고, 갈수록 파괴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한편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된 69세의 중국인 의사인 이 승객은 안전요원들이 거칠게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심하게 다쳐 피까지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0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착륙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들이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15년 6월에는 따지 않은 음료수 캔을 요구한 이슬람교도 여성에게 유나이티드 승무원이 "음료수 캔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며 이를 거부, 종교차별이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지난달에도 쫄바지 형태인 레깅스를 입고 탑승하는 것은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10대 소녀 두 명의 탑승을 거부하는 등,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처신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