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인들, 안 원장 서울시장 출마 해프닝 어떻게 봤을까
서울시 보안 확 바뀌었을 것…서울이 디지털 도시로 변화했을 것
정치 베테랑들에 휘둘려 제대로 능력발휘 힘들었을 것…의견 분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안철수 의장. 결국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여러가지 생각해볼 꺼리들을 우리 사회에 던져주었다. 그렇다면 안철수 원장의 이번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보안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서울시 보안 확 바뀌었을 것…서울이 디지털 도시로 변화했을 것
정치 베테랑들에 휘둘려 제대로 능력발휘 힘들었을 것…의견 분분
지난 8월 1일 서울시에서는 무상급식 전면시행과 단계별 시행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하지만 최종투표율이 25.7%에 그쳐 오세훈 시장은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때부터 '서울시장을 누가할 것인가'는 서울시민은 물론 언론 그리고 여야 정치권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이때 터져나온 것이 바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안철수연구소 이사회의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졌다.
안 원장은 차기 서울시장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여야에서 누가 나오든 1위로 조사됐다. 하지만 안 원장은 9월 6일 오늘 박원순 변호사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리를 넘겨주겠다며 불출마 선언을 공식화했다.
만약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당선이 됐으면 어땠을까. 이와 관련 보안기업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의견들이 있을지 알아봤다.
한 보안기관 관계자는 “처음 출마설이 나왔을 때 걱정이 됐다. 안 원장은 그동안 깨끗한 이미지였다. 의학도이면서도 IT와 보안에 두루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지만 막상 정치판에 뛰어들면 어떤 수난을 겪을지 불보듯 뻔했다”며 “만약 출마해 당선됐다면 서울시의 보안과 IT전반의 시스템 구축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국가 전체적 보안 상황을 리딩하거나 지금 문제되고 있는 IT보안의 여러 현안들을 서울시장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 외국계 기업 보안전문가는 “불출마 선언을 잘 한 것같다. 서울시를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잘 모르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를 더 성장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MB도 성공한 CEO였지만 막상 정치판에서는 성공한 정치인이라고는 할 수 없듯이 안 원장도 출마했다면 정치 고수들에게 어떻게 휘둘릴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얼마전 해외 바이어들과 미팅자리에서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며 “그 정도 대외적 인지도가 있다면 현재 안철수연구소를 지금보다 더 키우고 성장시킬 수 있을 텐데 아직은 좀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안전문가는 “안철수 원장이 국내 1위 보안업체를 설립한 만큼 지금보다 좀더 활발하게 보안 세미나나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기회를 많이 가져줬으면 한다”며 “근래들어 큰 보안행사에 안철수 원장이 나서서 발언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보안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IT 비즈니스 관행을 지적해주고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대안들을 피력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서울시장도 하나의 정치인인데 거기 가면 깨끗한 이미지에 흙탕물이 튈 수밖에 없다. 불출마는 잘 한 일이다”라고 불출마 선언을 반겼다. IT보안쪽 문제점들에 대해 보다 더 자주 발언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컸다.
또 어떤 이는 “보안과 관련해서 보면 서울시 보안예산이 아무래도 늘어났을 것이다. 또 보안에 대한 전문가적 안목이 있으시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 보안 관리 감독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이에 맞춰 예산도 늘어났을 것”이라며 “그동안 집행하지 못했던 IT와 IT보안에 대한 정책과 실행이 탄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이 됐다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을 모토로 너무 감성적 서울만들기에만 노력했다. 이제는 디자인을 넘어 디지털 서울을 보여줘야할 때”라며 “오세훈 시장보다는 안철수 원장이 이 분야에 전문가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IT예산과 IT보안 예산이 늘어났을 것이고 서울시 IT발전에 큰 공을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무료 와이파이 확대공급과 CCTV 통합관제 센터, 그리고 통합 보안관제센터 운영 등 큰 프로젝트를 수행해 가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안 원장이 제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아무래도 안 원장이 시장이 됐다면 허투루 보안 예산을 집행하거나 전시행정적인 보안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시 산하 기관들의 보안정책 부분이 더욱 강화됐을 것이고 지시도 정확하게 했을 것”이라며 “거기에 맞게 서울시에서 나오는 보안프로젝트도 많아졌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보안 기업들이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걱정스러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모 보안담당자는 “안 원장은 보안 1세대로 보안분야에서 멘토역할도 하고 있고 따르는 젊은 보안인력도 많다”며 “이런 분이 정치쪽으로 가서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질될 수 있어 걱정이었다. 보안쪽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걸출한 인물이 없는 마당에 안 원장까지 정치바닥에서 허덕대기라도 한다면 보안하는 사람으로서 큰 형님을 잃은 것과 같아 불출마 선언을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원장이 시장이 되면 안철수연구소 입장에서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연일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문제다. 안 원장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으면 혼자서는 정치를 할 수없기 때문에 여권이나 야권 한쪽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다”며 “만약 여권에 발을 들여놓으면 야권에서 흠집을 내기 위해 안철수 원장이 CEO로 있던 안철수연구소를 타깃으로 다양한 공세를 펼칠 것이다. 또 야권에 소속된다면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공공쪽 사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여권 실세들의 외압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망한 기업들이 한 둘인가. 안철수 원장의 시장 출마로 인해 안철수연구소는 갖은 수난을 당하고 자칫 잘못하다간 지금보다 더 힘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여러 보안커뮤니티나 페이스북 등에서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마하면 당연히 밀어드리겠지만 출마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제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하니 여권과 언론에서는 ‘안철수 원장 대권을 노린다’는 제하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모 보안담당자는 “차라리 서울시장 보다는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자신이 바꾸고 싶어하는 것을 더 많이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담당자는 “안철수 원장은 정치 신인이다. 우리나라에 정치 신인이 몇 명이나 살아남았나. 모두들 정치 베테랑들에 휘둘리다 만신창이가 되어 사라져갔다. 서울시장이든 대권이든 반대다. IT와 보안인들의 멘토로 남아주고 지금보다 더 크게 보안현안들에 대한 목소리를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시큐=길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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