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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 금융·보안칼럼-19] 빅데이터와 언텍트 시대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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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 금융·보안칼럼-19] 빅데이터와 언텍트 시대에 우리는…
  • 길민권 기자
  • 승인 2020.07.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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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경제 발전을 위한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 정책 마련 시급

어릴 적 가출 후 단 한 번도 아버지를 찾지 않던 톰 크루즈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장례식장에 참석한다. 부친의 유언장에 전 재산이 보호시설로 상속된 걸 알고 호흡은 거칠어져만 간다. 사업 실패로 돈이 절실했던 그가 찾아간 보호시설에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친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한다. 막대한 유산에 눈이 먼 동생은 돈 개념이 없는 형을 보호시설에서 무단 반출한다. 동생에 이끌려 세상 밖으로 나온 더스틴 호프만은 공포심과 발작으로 고단하기만 하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형의 진가가 발휘된다. 숫자, 주소, TV쇼에 대한 기억력은 물론 암산과 항공사별 사고통계도 줄줄이 맞춰낸다.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는 정확한 카드카운팅으로 블랙잭을 줄줄이 터트린다. 자폐증과 천재성을 동시에 지닌 형과 함께 부채 청산과 형제애도 동시에 잭팟을 터트린다.

라스베가스 카지노의 시그니처는 블랙잭이다. 초보자, 경력자 모두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확률적으로나 이론상으로 50%에 근접하는 승률을 갖고 있다. 처음 받은 카드가 좋으면 이길 확률이 높아져 배팅을 이어가는 것이 게임의 룰이다. 지금 우리의 세상도 날이 갈수록 통계 데이터와 확률로 결정하는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통계는 라틴어로 확률을 뜻하는 ‘statisticus’ 또는 정치가를 의미하는 ‘statista’에서 유래한다. 한 나라의 인구, 자원, 경제 등 국가적 자료를 조사하고 비교하는 학문으로 확대되었다. 19세기 벨기에 천문학자 케틀레는 국가학, 정치사회학에다 자연과학의 확률 이론을 결합하여 근대 통계학으로 완성시켰다.

통계는 모델링 계획에서부터 데이터 수집과 분석 그리고 해석의 근거를 제공하는 전문영역이다. 이미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실생활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통계학은 실증적인 데이터와 정확한 표본조사를 확보하고 상관관계도 정당하여야 한다. 자료 분석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왜곡해 내놓으면 사기행위와 가깝다. 정치적, 사회적, 집단적 이슈에 대해 적절한 정보수집과 분석으로 해답을 구하고 확률을 제시하는 과정은 통계만이 갖는 기법이다.

오래전 한국소비자원의 의료피해 구제신청 관련 자료에 의하면 암 오진률이 58%로 나타난 적이 있다. 미국에서도 암이 아님에도 암으로 진단하는 확률이 40%를 넘고 있다. 오진 확률이 나올 경우 상황이 심각해진다. 병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타이밍을 놓쳐 병을 키울 수 있다. 멀쩡한 몸을 수술대에 올려 평생 해본 적 없는 기도를 하늘에 올린 사람들도 종종 목격한다. 아파서 병원을 가는 환자는 병원과 의료진의 판단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하지만 오진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긴급한 상황이거나 숙련되지 않은 판단은 오진 확률을 높이고 있다.

최근 병원에서 지능형 로봇을 도입하고 헬스케어 스타트업들도 인공지능 기반의 질병탐지와 원격진료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오진률을 낮추고 완치의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심장과 뇌 질환 가능성을 예측하는 메디칼 테스트에서 AI가 인간보다 앞섰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AI의 진단 능력과 데이터의 신뢰성은 획기적이고 방대한 분석과 의사결정도 빠르다는 평가다. AI가 인간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인류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진료의 축적된 통계적 데이터분석과 실증사례 없이 시급한 결정과 도입은 또 다른 오진을 일으킬 수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한 1승을 거둔 인간 챔피언은 인공지능의 묘수에 섬뜩함을 느껴 은퇴를 결행했다. 수천 개가 넘는 중앙연산처리장치와 방대한 대국판을 학습한 머신러닝의 신경망 알고리즘은 적수가 없었다. 이보다 훨씬 이전 1997년 인공지능 딥블루(Deep Blue)는 세계 체스 챔피언 그랜드마스터를 꺽은 최초의 AI컴퓨터 이다. 2011년 대화형 인공지능 슈퍼컴 왓슨(Watson)도 인간계 퀴즈왕을 완파하였다. 인간의 사고를 시작한 인공지능은 컴퓨터 기술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새로운 창조물로 진화되고 있다.

왓슨이 질병과 유전자 연결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투자하게 된 배경도 매일 쏟아지는 연구논문 학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수년 동안 걸쳐 읽어야 할 논문을 수일 내에 학습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낸다. 스스로 공부하고 결정하는 AI시스템이 바둑, 퀴즈, 의료 분야에서 치안과 보안, 금융, 여행,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병원들은 큰 돈을 들여 왓슨을 도입하였으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식 의료기기로 인정되지 않은데다 진단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왓슨이 보유하고 학습한 데이터는 국내 환자 유전자 분포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왓슨 열풍에 마케팅 목적도 있었지만 통계에 기반을 둔 왓슨은 복잡한 임상현실과 지역, 인종, 체질별 빅데이터 분석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의사를 보조하여 보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 오진율을 낮추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국인 유전자 정보와 질병에 맞는 한국형 인공지능 의료플랫폼이 요원하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질병은 엄청난 인명 손실과 참혹한 고통을 안겨 주었다. 매년 찾아오는 감기와 달리 유행성 바이러스는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꿔 놓았다. 사람간 접촉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신종 인플루엔자는 일자리는 물론 일상생활마저 거두어갔다. 국경 없는 초연결 사회에서의 팬더믹 시대는 감당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규모 데이터와 신속한 처리능력 그리고 심층 분석을 통한 통계적 기법을 시스템화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간 결합과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회에서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데이터경제 산업의 부흥을 알리고 있다. 마이데이터 주권시대에 걸맞은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가명정보와 비식별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도 시급하다.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보다 실지화하고 부처별 중복되는 법안은 통합되어 더 이상 길목을 막아선 안 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블록체인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은 빅데이터이다. 온라인, 비대면 중심에서 새로운 디지털 언택트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뉴노멀 비즈니스와 서비스는 마이데이터와 P2P네트워크가 중심이 될 것이다. 이제 인류는 국가와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생활방역 풍조와 아나키즘 르네상스에 대비하여야 한다. 통제 장치 없는 데이터 수집과 결합은 모든 참여자들에게 또 다른 시련을 불러올 것이다. 또한 공정하고 투명한 통계 기법을 통해 왜곡과 오차 해석을 막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30년 전 컨택트 시대의 더스틴 호프만은 뛰어난 기억력과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서번트증후군의 용어는 배우지 않고 터득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우리가 아는 지식과 인간 뇌의 한계는 이제 언택트 시대에 플랜 B를 장착하여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더 강력한 언택트 소사이어티가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의 유산 상속보다는 찐한 형제애를 느낀 톰 크루즈는 보호자를 자처하였다. 디지털 언택트 시대에 모든 것이 변화해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다운 세상은 변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고 세상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다.

김정혁 온더블록 대표
김정혁 온더블록 대표

※필자. 김정혁. △금융보안컬럼니스트 △서울사이버대학교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겸 자율규제위원 △한국디지털혁신얼라이언스 이사 △하이브랩 경영자문 △온더블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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