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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준 티오리 대표 “닷핵, 성공과 실패 공유하고 국내 해커 커뮤니티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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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준 티오리 대표 “닷핵, 성공과 실패 공유하고 국내 해커 커뮤니티 활성화 기대”
  • 길민권 기자
  • 승인 2024.05.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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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적인 정보 교류와 동료 간 교류를 위해 '플라즈마 프로젝트' 준비 중”
닷핵 현장에서 박세준 티오리 대표.
닷핵 현장에서 박세준 티오리 대표.

2024년 5월 28일, 보안기업 티오리(Theori, 대표 박세준)는 해커들이 연구한 결과물을 공유하고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HACK Conference 2024(닷핵 컨퍼런스 2024, 이하 닷핵)’를 아셈볼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해킹과 보안에 관심 있는 국내 300여 명 이상의 보안연구원들이 참석했으며, 기존의 보안 컨퍼런스와는 다른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닷핵’은 글로벌 컨퍼런스로 유명한 POC나 제로콘과 같은 해외 유명 강연자 위주의 컨퍼런스와는 다른 결로 진행됐다. AI, 블록체인, 제로트러스트 등 최신 기술과 보안의 방향성을 다양하게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로 구성됐다. 특히 화이트 해커들이 연구과정에서 실패한 사례를 공유하는 'Lessons Learned' 세션 등 독특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데일리시큐는 닷핵 현장에서 박세준 티오리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번 행사의 기획 배경과 목표,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인터뷰] 박세준 티오리 대표

-길민권 기자: 박세준 대표님, 이번 닷핵(.HACK)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세준 대표: 우리나라에서 해커들이 모여 축제를 즐길 만한 이벤트가 많지 않고,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매년 참가하던 컨퍼런스가 취소된 적이 있었는데, 이는 다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보안 컨퍼런스가 사업에 따라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보안 전문가로서 우리의 DNA에 맞는 이벤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길민권 기자: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컨퍼런스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박세준 대표: POC나 제로콘은 브라우저 해킹, 운영체제 해킹 등 상당히 높은 수준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지만, 닷핵은 AI,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과 보안의 방향성을 다양하게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이 불러올 미래의 변화와 보안의 방향성을 누구보다 빠르게 경험하고 공유해보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닷핵 컨퍼런스 현장
닷핵 컨퍼런스 현장

-길민권 기자: 닷핵을 기획한 지 오래되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행사로 실현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박세준 대표: 생각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티오리 마케팅팀의 도움과 회사 구성원 전체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현실화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처음에는 외부 스태프를 모시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이번 행사 대부분은 티오리 직원들이 직접 운영했습니다.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고, 주니어 해커들이 발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길민권 기자: 이번 행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세션은 'Lessons Learned'였는데요, 이 세션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박세준 대표: 닷핵에서는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보통 컨퍼런스에서는 성공한 사례만을 다루지만, 성공 뒤에는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누구나 겪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실패와 도전, 시행착오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연구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를 공감하고 알리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길민권 기자: 제로 트러스트에 대한 패널 토론도 있었는데, 그 주제는 어떻게 선정된 건가요?

-박세준 대표: 제로 트러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각자가 가진 챌린지들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제로 트러스트는 핫이슈인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길민권 기자: 앞으로의 닷핵 행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인가요?

-박세준 대표: 우리는 이 행사가 정보 교류와 동료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협력과 교류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또한 상시적인 정보 교류와 동료 간의 교류를 이루기 위해 '플라즈마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상시적으로 교류하고 정보 공유를 하는 플랫폼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플라즈마 프로젝트는 해커 스페이스 형태로 운영되며, 강남역에 위치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음료를 마시며 토론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다양한 해킹 관련 이벤트를 열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IT와 보안, 해킹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1년에 한 번하는 컨퍼런스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길민권 기자: 저도 해커 커뮤니티가 좀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인데, 그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박세준 대표: 예전에는 해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지만, 지금은 점조직화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여러 곳에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 조직들이 함께 힘을 합치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 까요. 미국의 ‘B SIDES(비 사이즈)’와 같은 지역별 해커 컨퍼런스를 벤치마킹하여, 한국에서도 지역 거점처럼 운영되는 해커 스페이스를 확장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전국의 해커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싶어요.

-길민권 기자: 이번 닷핵 행사에서 특히 소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닷핵 이벤트 라운지
닷핵 해커 라운지

-박세준 대표: 'Lessons Learned' 세션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한 사례가 아닌, 실패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통해 참가자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해커 라운지에서 진행된 다양한 이벤트들, 예를 들어 락피킹(자물쇠 따기), 스피드 코딩, 스피드 해킹 등도 참가자들에게 재미있는 이벤트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해커들이 실력을 겨루고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길민권 기자: 제로 트러스트 주제로 진행된 패널 토론은 어떤 논의가 있었나요?

-박세준 대표: 제로 트러스트는 현재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번 패널 토론에서는 제로 트러스트의 실효성, 실제 적용 방법, 각 기업이나 기관이 직면한 챌린지 등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습니다. 제로 트러스트의 개념 자체는 매우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적용할 때는 각자의 환경에 따라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길민권 기자: 앞으로 닷핵 행사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생각하시나요?

-박세준 대표: 우리는 닷핵을 단순한 정보 교류의 장을 넘어, 해커들과 보안 전문가들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축제의 장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선과 다양한 이벤트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또한 플라즈마 프로젝트와 같은 상시적인 교류 플랫폼을 통해, 1년에 한 번 열리는 컨퍼런스 외에도 지속적인 정보 교류와 협력을 이어갈 수 있길 바래요. 앞으로는 지역 거점 해커 스페이스를 확장하여, 전국적으로 해커들이 모여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길민권 기자: 닷핵을 통해 얻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세준 대표: 닷핵을 통해 우리는 국내 해커들이 서로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단순히 정보만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실패와 성공을 함께 공유하며, 더 나은 보안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에요. 이를 통해 한국의 해커 커뮤니티가 더욱 활성화되고,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길민권 기자: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 참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박세준 대표: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로 더 많은 것을 얻어 가실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닷핵이 성공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와 인연이 생기기를 바래요.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함께 성장하고, 더 나은 보안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좀더 많은 파트너와 후원사를 모집해 보다 성장한 컨퍼런스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번 닷핵(.HACK) 컨퍼런스는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한 행사로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박세준 대표와 티오리는 앞으로도 해커들과 보안 전문가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서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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